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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서 미끄러지듯 물속으로 사라지는 수달의 모습은 자연이 아직 살아 있다는 신호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평화로운 장면은 점점 보기 어려운 기억이 되고 있습니다. 수달은 귀엽고 친근한 동물이기 이전에, 물과 땅이 건강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생명체입니다. 수달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한 종의 위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 전체가 병들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 수달은 왜 중요한가요
수달은 매우 까다로운 조건에서만 살아갈 수 있는 동물입니다. 깨끗한 물, 충분한 먹이, 숨을 수 있는 하천 주변의 자연 공간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물고기와 갑각류를 먹고 살아가기 때문에 수질이 조금만 나빠져도 생존이 어려운 종입니다. 그래서 수달은 **‘지표종’**으로 불립니다. 수달의 존재 여부만으로도 해당 하천 생태계의 건강 상태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수달을 위협하는 현실
첫째, 하천 오염과 수질 악화입니다. 생활하수와 농약, 미세플라스틱은 강으로 흘러들어가 수달의 먹이에 축적됩니다. 이는 수달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입니다.
둘째, 서식지 파괴입니다. 하천 직강화와 콘크리트 제방, 댐 건설은 수달이 쉬고 숨을 수 있는 공간을 사라지게 만듭니다. 강은 물만 흐르는 통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셋째, 인간 활동으로 인한 위험입니다. 하천 주변 도로와 개발로 인해 수달의 이동 경로는 끊기고, 야간 활동이 많은 수달은 로드킬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됩니다.

■ 한국 수달의 현재
우리나라의 수달은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습니다. 한때 거의 자취를 감췄던 수달이 다시 발견되며 회복이라는 표현이 쓰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개체 수의 일시적 증가를 의미할 뿐, 서식 환경이 안전해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강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수달의 미래 역시 불안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 수달이 사라지면 벌어지는 일
수달은 물고기 개체 수를 조절하며 하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수달이 사라진 강에서는 특정 어종이 과도하게 늘어나거나, 반대로 먹이사슬이 무너지며 생태계 전체가 흔들리게 됩니다. 이는 결국 인간의 식수, 농업, 지역 환경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수달의 위기는 곧 인간의 위기입니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하천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일, 환경에 부담을 주는 세제와 농약 사용을 줄이는 일, 그리고 개발 계획 속에서 자연의 목소리에 관심을 갖는 일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작은 선택들이 모여 강을 살리고, 그 강은 다시 수달을 부르게 됩니다.
■ 맺음말
수달은 말하지 못하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강은 아프고, 자연은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수달이 더 이상 우리 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일은, 결국 우리가 어떤 미래에서 살아가고 싶은지를 선택하는 문제입니다. 깨끗한 물과 살아 있는 강, 그리고 그 곁에서 인간과 함께 숨 쉬는 생명들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