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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역사상 가장 거대한 생명체는 공룡이 아니라 대왕고래입니다.
몸길이 최대 30미터, 체중은 150톤 이상.
심장 하나의 크기만 해도 소형 자동차와 맞먹고, 혀의 무게만으로도 코끼리 한 마리와 비슷합니다.
그 거대한 존재는 수천만 년 동안 바다의 균형을 지켜왔지만, 인간의 등장 이후 단 몇십 년 만에 멸종위기종이 되었습니다.
인간이 만든 위기
20세기 초, 대왕고래는 대량 포경의 주요 대상이 되었습니다.
고래기름은 산업 연료와 비누, 화장품 원료로 쓰였고, 그 결과 전 세계 바다에서 30만 마리 이상이 사라졌습니다.
국제 포경 금지 이후 남획은 줄었지만, 대왕고래의 위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현재 대왕고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선박 충돌입니다. 대형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의 증가로 이동 중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둘째, 해양 소음 공해입니다. 군사 소나, 해저 탐사, 선박 소음은 대왕고래의 의사소통과 방향 감각을 심각하게 방해합니다.
셋째, 기후 변화입니다. 대왕고래의 주요 먹이인 크릴은 차가운 해역에 의존하는데, 해수 온도 상승으로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넷째, 해양 오염입니다. 미세플라스틱과 중금속은 먹이사슬을 따라 고래의 몸속에 축적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대왕고래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기준 ‘위기(Endangered)’ 등급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숫자로 보는 대왕고래의 현실
과거 대왕고래의 개체 수는 약 30만 마리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에 남아 있는 개체 수는 약 1만~2만 마리 수준입니다.
일부 해역에서는 개체 수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매우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대왕고래는 번식 주기가 길고, 새끼를 한 마리씩만 낳기 때문에 회복 속도 또한 매우 느립니다.
대왕고래는 왜 중요한가
대왕고래는 단순히 큰 동물이 아닙니다.
그들은 해양 생태계의 조절자이자, 기후 안정에 기여하는 존재입니다.
대왕고래의 배설물은 바다의 영양분이 되어 플랑크톤의 성장을 돕습니다.
플랑크톤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핵심 생물로, 지구 온난화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고래가 죽은 뒤 바다 아래로 가라앉는 ‘고래 낙하(Whale Fall)’는 수십 년 동안 심해 생물들에게 생존 기반을 제공합니다.
즉, 대왕고래 한 마리는 수많은 생명의 시작점이 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대왕고래를 지키는 일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해양 보호 정책과 보호구역 확대에 관심 갖기,
지속 가능한 소비 선택하기,
환경 문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
이 작은 행동들이 모여 바다의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대왕고래는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깊은 바다를 울리는 그들의 저주파 노래는 수백 킬로미터를 넘어 서로에게 닿습니다.
그 노래가 사라진 바다는, 이미 많이 아픈 바다일지도 모릅니다.
지구가 아프다는 신호를 가장 크게 보여주는 존재, 대왕고래.
그 거대한 생명이 다시 자유롭게 바다를 누빌 수 있도록,
지금 우리의 선택이 필요합니다.